자이야 2011. 8. 20. 11:47

  이 지구상에 병원을 즐겨  가는 사람은 없다.  아파도 약  먹고 개길만큼 개기다가 죽을 지경이 돼서야 가는 게 병원 아닌가.   나도 당장 병원에 가봐야 하는데 지금 이러고 있다.  아직 견딜 만하니까.
  그렇다고 병원 가지 말라는 소리를 하려는 건 아니다.   다만 가기 전에 몇 가지 알고나 가라는 것이다.
  의료보험이 된다고  해도 병원은 일단 갔다  하면 돈이다.  감기  같은 간단한 질병이야 아예 일찍 병원에 가는 게 약값보다  싸게 먹히지만, 웬지 어디가 이상하다 싶어 가면 무슨 검사가  그리 많은지 피뽑고 오줌 검사하고 엑스레이 찍고 내시경 검사한다고 덤벼드는 게 병원이다.
  웬만한 검사는 보험  적용이 안 되므로 수익을  높이려는 병원은 환자만 보면 이것저것 검사하자고 달겨드는데 가만 내버려두면 아마 뇌파검사까지 해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을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의사가 하라면 꼼짝없이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더 열 받는 일은 죽자고 검사받아 오라는 날 가서 결과를 들어보면 아무 이상 없다는  거다.  본전 생각하면 어디 이상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이거 좋아해야 하는 건지 말아야 하는지....
  아무튼 병원은 안 가는 게 제일 좋지만 가게 되면 뭘 좀 알고 가야 한다.
  우선 평소에 간단한 의학 상식은 챙겨두고 살자.
  한 번은 내 딸내미가 한밤중에  열이 펄펄 끓어 허겁지겁 병원 응급실로 쫓아갔더니 인턴이 쓱 쳐다보고는 미지근한 물 한 대야 갖다주고는 수건으로 온몸을 슬슬 문질러주라는 거다.  말하자면 주사나 약  대신 간단한 방법으로 체온을 내리는 것이다.  나는 공연히 울화가 치밀어 아이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왔다.  진작 그런 방법을 알고 있었더라면 잠 못 자고 달밤에 체조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책방에 가면 건강코너에 의학상식과 관련된 책이 많이  나와 있다.  비상시 응급처치 요령, 민간요법  등이 그것인데 좀더 자세하게 알고 싶으면  전문서적 코너에 가 의학서적을 뒤져라.
  배가 자주 아픈 사람은 누워서 여기저기 찔러보는데 명치 근처가 아픈 사람은 위에 이상이 있는 거고, 아랫배를 눌러 꾸르륵거리는  소리가 나는 듯 싶으면 장(창자)에서 이상발효가 있는 것이니 끼니는 거르지 말되 가벼운 운동을 하자.
  여자들에게는 변비가 많다.  아주 심하면 병원에 가야 하지만  어지간하면 물을 많이 마시고 음식도 다이어트한다고 적게 먹을 게 아니라 배가 좀 부르다 싶게 먹어야 배변에 좋다.  변비약은 먹지 말것.  이건 편법인데 시중에는 장을 청소하는 약이 있다.   이걸 사 먹으려면 비싸니까 먹는 사람이  있으면 얻어 먹거나 여럿이 돈을 모아 사서 나눠 먹는데 단,  이 약은 많이 먹으면 영양실조에 걸릴 우려가 있으니 조심한다.
  몸살이 났을 때는 더  심해지기 전에 잽싸게 병원에 가라.   금방 나으려니 하고 미련하게 고생만 하다 결국  못 견디고 나중에야 병원에 가는 사람이 많은데 이건 약값만 버리는 짓이다.
  생리가 불순한 사람이라면 미안한  얘기지만 경구 피임약을 먹으면 효과가 있다.  피임약은 피임에만 효과가 있는 게  아니라 생리주기를 조절해 주는 역할도 한다.
  만약 병원에 갈 일이 생긴다면 종합병원은 가지 마라.  접수하는데, 또 기다리는데 드는 시간도 손해이지만  진료비도 일반 의원보다 비싸므로 이중으로 낭비하는 짓이다.  내과의원을 찾아가는데, 정 못미더우면 시중에는 실력있다는 곳이 더러 있으므로 여거저기 수소문해서 알아보라.
  진찰을 받을 때는  자신의 증세를 꼼꼼하게 일러주면  의사에게 큰 도움이 된다.  병원에 가기  전에 자신의 상태를 면밀하게 체크해 이를  알려주는 것이 의료낭비를 막는 방법이 된다.  가서 막연히 “배가 아파요”, “어지러워요”하는 소리만 하면 의사는 정보가 전혀 없으므로 온갖 검사를 하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