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면 남자랑 맨날 자야 하는데, 잠만 자는 게 아니니까 아이가 생기게 마련이다. 요즘에는 남자건 여자건간에 대부분이 맞벌이를 원하므로 결혼해서도 당분간은 아이를 낳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지만 언제까지고 피임만 할 수는 없는 일이고, 어떤 계기가 오면 출산을 하는데 이때 회사를 그만두지 않고 휴가를 얻어 산후 조리를 마치면 다시 출근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아이는 친정 엄마를 불러다 기르거나 그게 안 되면 비싼 돈을 들여 애 봐주는 대리모를 고용한다. 세상에서 제일 힘든 일 중의 하나가 아이 보는 일이다. 나도 우리 애들을 길러봐서 아는데 정말 장난이 아니더구만. 잠을 잘때 외에는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고, 시간 맞춰 우유 먹여야지 깨면 얼르고 달래줘야지 한밤중에 열이 펄펄 끓으면 헐레벌떡 병원 쫓아가야지... 한마디로 돈다.
이런 애물단지를 보는데 친정 엄마라고 힘이 안 들 것인가. 요즘 노인네들도 과거와는 달라서 깨일 만큼 깨여 있다. 즈이들은 일한다는 핑계로 아이 맡겨 놓고 나돌아다니면서 당신은 단지 아이 할머니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고생을 감수하라니 열 받는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어떤 할머니는 딸년 보는 앞에서 아이 주는 밥을 일부러 씹어 먹였단다. 그러니까 달이 기겁을 하고 아이를 채갔다는 것이다. 할머니가 이럴 정도니 대리모야 말할 것도 없다. 사람 인격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나도 들은 얘기인데, 어떤 대리모는 아이가 울면 우유에 위스키를 한 방울 타서 먹였다고 한다. 이걸 먹은 아이는 취해
서 한 서너 시간은 세상 모르고 잔단다. 나가서 일하는 어미야 이 사정을 알 리가 있을 건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애가 주당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이를 낳고서도 일을 놓치고 싶지 않다면 결혼을 일찍하자. 결혼 하자마자 아이를 낳아 일곱 살까지만 자신이 직접 기르면 그 후에는 유아원도 있고 놀이방도 있으니 대리모보다 경제적 부담도 덜하고 아이도 이 나이가 되면 생각보다는 말귀를 알아들어 엄마, 아빠를 이해해주기도 한다. 애가 이렇게 말하면 분명히 따지고 드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럼, 그 7년의 공백은 어떻게 메울 건가요? 휴직을 7년이나 봐주는 회사는
없고 프리랜서로 일한다고 해도 그 시간이면 거래처들도 다 떨어져나가고 없을
텐데 말이에요.”
누가 7년 동안 생판 놀래? 아이가 돌만 지나도 힘은 한결 덜든다. 그럼 자기가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해도 되고 짬짬이 아이도 함께 데리고 나가 간단한 일은 볼 수 있다. 내가 출판사 부장으로 있을 때 일어 번역을 하는 젊은 아줌마가 있었는데 가끔 아장아장 걷는 애도 데리고 와 원고를 주고 가곤 했다.
아이가 있다고 일을 못하는 건 아니다. 힘이 들뿐이지. 아이를 버려두고 일하는 건 죄악이다. 그려러거든 아이를 낳지 마라. 아이는 당신이 마음대로 하는 소유물이 아니라 독립된 인격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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