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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여자가 모르는 99가지

제53회 북한을 우리 품안에

자이야 2011. 10. 16. 22:53

  ‘중앙일보’ 이찬삼 기자의 북한  잠행기가 언론계에서 한동안 이슈가 된 적이 있다. 그 취재  보도에 대해 아직 시시비비가 끊인 건  아니지만 기사만 놓고 본다면 특종 중의 특종이  아닐 수 없다. 한때 취재 기자로  일했던 나로서도 부럽기 그지없는 이기자의 기자는 충격적인 내용 일색이었다.


  남조선 사람들을  증오하는 북녘 사람들.  연변에 관광 가서  동포들을 망치는 남조선 사람들의 만행(?)을  듣고서 “평화 통일은 필요없다”고  말하는 그들은 이쪽을 깔아뭉개야 할 대상으로만 알고 있었다.


  “(우리 북조선이) 좀 못산다고 우습게 아는 모양인데, 한민족 거 무슨 소용이야요.”


  나는 이걸 읽으며 억장이 무너져내리는 기분이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꼴인가. 우리가 왜 이렇게 되었는가.  신세대들이 북한을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지 나는  잘 모른다. 다만 경수로니 핵사찰이니 해서 정부가 조장한 반북 감정을 고스란히 받아들여 저 북쪽에는 우리와 불구대천의 원수가 사는 정도로만 알고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이런 막연한  반감은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이  알고 있는 북한의 모습은 정부가 알려준 것이 모두이다.  좀더 알려고 이것저것 캐보았다가는 국가보안법에 걸려  콩밥을 먹어야 한다.대통령이 김일성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니마니 해놓고는 국민이 북한을 알겠다고 나서면 쇠고랑을 차는 나라가 이 나라다.


  몇 년 전, 나는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에 김일성 사망  소식을 접하고 착잡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었다. 박정희 대통령처럼 영원히  살 줄 알았던 그가 죽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고 한편으로는 아직 죽어서는  안 되는데 하는 생각에 막국수가 잘 넘어가지 않았다.   북한은 우리가  쳐부술 대강이 아니다. 저들이  아무리 우리를 죽이네 살리네, 불바다를 만들겠네 해도 우리는  같은 민족으로서 그리고 통일을 위해서라도 북
한을 껴안고 쓰다듬어야 한다.


  그게 부모요 형제자매지, 저들이 그런다고 해서 우리까지 “그래, 너죽고 나살자”식으로 나간다면 이 민족은 앞날이 없다.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은 대뜸  그 따위 감상적인 통일론은 오히려 나라를 망치는 일이라고 매도한다. 저쪽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족속들이 아니라고, 6.25로 동족을 죽인 살인  집단이니만큼 호락호락 상대할 파트너가 아니라고 단언한다.


  만약, 우리가 경제력으로나 무력으로  북한을 이겨 통일을 한다손 치자. 또 우리가 흔히 말하는 북한의 적화야욕으로 점령당해  통일되었다 치자. 어느 쪽으로나 그 굴욕감은 두고두고 우리 민족의 절반을  치욕의 삶에 가두어둘 것이다. 땅은 하나가 되었으되 정신만은 갈라진 불구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그 원흉은 바로 반통일 세력들이다. 남이나  북이나 이제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이데올로기를 품에 안고서  자신들의 기득권을 빼앗기지 않기위해 통일을 윈치 않은 세력이다. 따라서 그들은 허튼 짓으로 상대를 비방한다. 어느 한쪽이 욕을 하면 그걸  뼈다귀처럼 두고두고 핥는다. 이를 빌미로 대화나  접촉은 백년하청이 되고 그동안 각자의 기득권을 유지시켜 나간다.


  이게 우리의 비극이다. 국민은  그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고 했다. 우리가 아무 생각 없는 국민이면  대통령도, 주석도 그 안에서 나온다. 문민정부라고 하지만 과거 군사정권보다 나을 게 없다.  교도소에는 양심수가 우글거리고 시위진압을 취재하는 사진기자까지  두들겨 패는 형편이다. 우리나  북한이다 이대로는 안 된다.


  먼저 우리가 북한을  바로 알아야 한다. 저들을 궁지로 몰아세우지  말고 우리 문제를 정치적이 아닌 인도적으로 풀어갈 때 해답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