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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여자가 모르는 99가지

제65회 실연에서 나를 건지기

자이야 2011. 11. 19. 12:26

  서로 사랑하다 어떤 이유에서든지간에 헤어지는 건  가슴 아픈 일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억장이 무너지고 적어도 몇 달간은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지경이 되는 게 실연의 슬픔이다.


  내가 좋아하는 후배 하나도  지난 연말 여자에게 일방적으로 차이더니 한동안 정신을 못 차리며 울고불고 난리를 쳤었다. 짜식은  마음이 여려서 더 상처가 컸는데 아직도 자기가 왜 차였는지를 모르고 있다.


  나는 워낙 외모가  현란해서 이제껏 여자에게 차여본 적은 딱  한번밖에 없다. 선을 보러 나갔더니 무슨 대기업 비서실에 있다는 여자가 나타났는데 알고 보니 이 인간이 뜯어먹으러 나온 것이다. 이런 경우도  차인 축에 들어간다면 그게 다다.


  앞에서 나는 이미 사랑은 이미  환상이요 연애는 오래 하면 깨진다고 이른 바 있다. 사랑이 환상이라고 해도  우리는 누구나 사랑을 한다. 내가 원하지 않아도 어느 날 갑자기 사랑이 찾아와 가슴을 뒤집어  놓고 눈을 멀게 하고는 소설처럼, 영화처럼 내 곁을 떠나는 것이다.


  떠나는 이유도 구구각색이다. 가장 유명한 변명은 `너를 사랑하므로 이별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어떻게 들으면 상당히 심오한 뜻이  담겨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쓴맛 단맛 다  봤으니 넌 필요 없다는 소리를 상대방에게 고상하게 하는 수작이다. 지금은 이런  변명도 필요 없다고 한다. 처음부터 가볍게 만나고 부담 없이 헤어지는 걸 전제로 한다니까 사랑이고 나발이고 느껴보기도 전에 만남과 이별을 거듭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그렇다고는 해도 아픔은 남는다.


  실연의 후유증은 남자가  더 오래 간다는 속설이 있다. 여자는  금세 잊어버려도 남자는 평생 그녀를 잊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건 약간 과장된 듯하다. 남자나 여자나 기억에 오래 남는  사람이 따로 있는 건 마친가지이다.


  실연을 당한 사람에게는 세월이 약이다. 아무리  위로를 해봐야 들리지도 않고 온 세상이 캄캄할 뿐이다.  당신이 만약 실연을 당했다면 우선 냉정해져야 한다. 개새끼 소새끼 해봐야 당신만 추해진다.


  그에게 다른  여자가 생겼다면 깨끗이  포기하라. 그런 인간은  두고두고 다른 여자를 곁눈질해 가며 살 테니 차라리 잘 됐다고 여기는 게 현명하다.  실연을 당했다고 꿩 대신 닭이라며  바로 다른 남자를 만나는 짓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아직 그에 대한 미련이 남은  상태에서 다른 사람을 만나봐야 비교만 되고 오히려 그리움만 키우게 된다.


  당분간은 친구들과 가깝게 지내며 그 사람에  대한 기억을 지우는데 노력한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도 있다.  처음에는 죽네 사네 해도 차차 시간이 지나고 얼굴이 잊혀지면 그리움도 사라진다.


  세월이 흐르면 실연의  상처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수 있다.  한때 사랑했던 연인,  그와 함게 지났던 길목들,  카페... 이런 기억이 더러는  당신을 상념에 잠기게 할 것이다.


  우리는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없다. 정작 가지고 싶은 사랑도 예외는 아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사랑의 아픔은 그마저도 아름다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