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노래방이 생긴 지 벌써 4년이 넘어간다. 처음 생겼을 때는 몇 군데 없기도 했지만 어떤 곳인지 감이 안 잡혀서 가는 사람이 많지 않더니 어느 시점부터 수요가 폭발해 지금은 지천에 깔린 게 노래방이 됐다.
우리 민족이 가무 음곡을 좋아한다는 사실은 역사책에도 나와있을 만큼 오랜 옛날부터 자타가 인정하는데, 사실 어디 놀이모임이나 노래방에 가 보면 그때마다 나는 놀란다. 다들 가수 뺨치는 솜씨요, 못한다고 빼는 사람도 없다.
노래방 기계는 노래가 끝나고 점수가 나올 때 음정, 박자를 기계가 파악해 정확하게 점수를 매기는 것과 점수를 임의로 미리 입력해 두었다가 부른 순서대로 점수가 나는 것 두 종류다. 기계값은 물론 앞의 것이 비싸서 업주들은 보다 값이 싼 점수 입력기계를 들여놓아 웬만한 노래방의 점수는 믿을 것이 못된다.
노래방에서 찍는 노래의 번호도 거의 같다고 생각하면 맞다. 공급하는 회사가 한정되어 있어 이 집에서 ‘잘못된 만남’의 번호가 1234였으면 다른 집에서 그 번호를 눌러도 대개는 같은 노래가 뜬다. 그러므로 컴컴한 노래방에서 노래 찾느라고 책 뒤지지 말고 평소에 자신이 잘 부르는 노래 번호 몇 가지를 적어두었다가 사용하면 수고스럽지 않다.
노래 잘 부른다는 말을 들으려면 선곡에 유의한다. 많은 사람들이 단지 자기가 좋아한다고 해서, 최신곡이라고 해서 자신의 음량이나 음폭에 맞지 않는 노래를 부르는데, 물론 노래방에 가는 목적이 스트레스 해소라는 데는 이의가 없다. 못 부른다고 뭐랄 사람도 없고 잘 부르는 사람 누가 때리지도 않는다.
무엇보다 쉬운 노래를 고른다. 너무 빠르면 쫓아가기 급급해 노래가 되지 않는다. 음폭의 변화가 너무 심한 것도 피하자. 저음에서는 모르지만 고음에서는 새 모가지 비트는 소리가 나니까.
한 마디로 말해 전체적으로 무난한 노래를 고르면 부르기도 수월하고 힘도 덜 든다. 어떤 사람은 노래방만 가면 죽자고 가곡만 부르는데 가곡은 가요에 비해 부르기가 열 배 정도 힘들므로 참자.
또 한가지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노래를 목으로만 부른다. 목에 핏대를 세우며 악을 쓰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나는 소리는 자세히 들으면 목을 조르는 소리 비슷하다. 배에 힘을 주고 끌어올리듯이 하면 목의 부담이 준다.
노래방 가서 자꾸 기계를 만지는 사람이 있다. 박자가 너무 빠르다고 만지고 음폭이 너무 높다고 만지는 것이다. 이러면 다음 사람이 부를때 또 조절해야 하는 일이 생긴다. 노래방 가서도 에티켓은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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