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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여자가 모르는 99가지

제77회 노출, 남자는 다본다

자이야 2011. 12. 24. 08:09

  몇 년 전 여름이다. 종로 2가에서 집에  가려고 버스를 타는데 승강구 바로 앞자리에 앉은 치마 입은 미스가 다리를 벌리고  있어 나는 올라타다 말고 횡재(?)를 했다. 뽀얀 허벅지는 물론 팬티까지 다 본 것이다.   이렇게 말하니까  내가 맨 그런 거나  보고 다니는 줄 알겠지만  그게 아니다. 내가 장님이냐? 보이니까 본 거지.


  여름이면 더워서 애고 어른이고 훌훌 벗어부치느라  정신이 없다. 직장에 출근할 때도 남자야 아무리 더워도  긴 바지에 반 소매 와이셔츠가 고작이지만 여자들은 벗다시피하고 다녀도 누구 하나 말리는 사람이 없다.


  이런 노출 패션 때문에 사회 일각에서는 이게 성범죄를 부추긴다고 해서 지탄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데  여권 운동단체에서는 그것과 범죄와 무슨 상관이냐며 침을 튀기고 게거품을 문다. 여자가 홀랑벗고 다닌들  그걸 보고 성욕을 품은 새끼가 나쁜 놈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여자들의 노출이 남자들의 욕망을 자극하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부처님 가운데 토막이 아니고서야 죽이는  여자가 섹시한 차림으로 지나가는데 누군들 고개가 돌아가지 않을 건가.   여자 역시 그런  남자들의 힐끔거림을 염두에 두고  그렇게 입는 건 아니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만약 이 세상에 여자만 있다면 누가  미니 스커트를 입고 배꼽티를 입겠나. 물론 여자들끼리도 제 멋을 자랑하기 위해 입기도 하지만.


  모든 남자들의 눈초리는 쉬지 않는다. 나같이  점잖은 사람도 기회가 생긴다면 그걸 보기 마다하지 않거늘 보통 사람이야 말해 뭐 하는가.  노출이 있는 옷을  입는다면 언제나 행동거지에 조심해야 한다. 목이  깊게 파인 라운드 네크나 브이 네크의  옷을 입었다면 고개를 숙일 때는 왼손을 가슴에 대고 하라. 그냥  수그렸다가는 여기저기서 꼴깍꼴깍하는 소리가 들린다. 당신의 가슴이 만천하에 공개되는  순간이다. 버스를 탈 경우 자리가 났더라도  앉지 말라. 자리에 앉으면  서있는 사람은 당신의 가슴팍을 훤히 내려다보는  자세가 된다.


  셔츠가 힘이 없어 앞으로 처지면 서있는 사람은 당신이 무슨 브래지어를 입었는지, 심지어는 당신의 유두가 무슨 색깔을 띠었는지도 보게 된다.   짧은 미니 스커트를 입고서는 택시 앞자리에 앉지  말 것. 짧은 치마는 앉으면 섰을 때보다 길이가 더 짧아지게 되므로 허벅지가  훤히 드러난다. 이거 훔쳐 보다가 운전기사 접촉사고 낸다.  늦은 밤이면 고양이에게 생선 주는 거다. 자리에 앉았을 때는 반드시 가방이나 책  등 물건으로 허벅지를 가리고 두 다리는 바짝 오무려라.


  견물생심이다. 없던 마음도  보면 생긴다고 왜 남자들에게 눈요기를 시키는가. 멋도 중요하지만 내 몸  엉뚱한 자식들에게 보여줄 필요는 없다. 성희롱, 성폭력의 출발점도 여기다.  아, 예쁘고 잘빠진 것도 죄가 되는 세상에 태어난 것이 불행이다.